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4일 야외 미사를 집전, 로마 가톨릭교회와 러시아 정교회 간의 분열을 치유하고 상호간의 화합을 호소했다. 교황은 우크라이나 방문을 통해 양교파 간의 화해를 모색함으로써 러시아 정교회의 중심지인 러시아를 방문할 토대를 마련하길 기대했다. 그러나 우크라니아 정교회의 수장인 블라디미르 대주교는 교황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교황과 회담하기를 거부함으로써 교황을 냉대했다. 가랑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속에 두 시간 가량 열린 이날 미사에는 우크라이나는 물론 인근 러시아와 벨로루시등에서 온 가톨릭 신자들와 정교회 신도들이 참석했다. 이날 미사에는 당초 35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날씨가 좋지 않아 10만여명이 참가했다고 우크라이나 경찰은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정교회측은 참가자가 4만명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교황은 미사에 앞서 "이곳 키예프는 중세때 러시아 정교의 요람이었다"고 말하면서 중세 키예프 성인들의 모범을 쫓아 동.서 교회간의 불화를 씻고 화해할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설교를 통해 "어두웠던 공산주의 시절" 우크라이나의 가톨릭 성직자들이개인적 순교를 통해 기독교를 수호하려 노력했다고 경의를 표한 뒤 젊은이들을 향해"용감하고 자유롭게 살라, 손쉬운 행복의 착각에 빠지지 말며 그리스도의 길을 따르라"면서 서구의 물신주의에 유혹을 당하지 말도록 충고했다. 교황은 이어 우크라이나 정교회와 유대교, 회교 지도자들과 회담을 갖고 상호간의 이해와 화합을 호소했다. 참석자들은 교황의 종교 간 화해노력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시했으나 블라디미르 대주교는 이 회담에 불참했다. 일각에서는 블라디미르 대주교가 회담에 불참함으로써 우크라니아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 관계가 `새로운 빙하기'를 맞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정교회는 교황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하자마자 로마 가톨릭이 저지른 과오에 대해 용서를 구한 것은 "좋은 조짐"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알렉시스 2세 총대주교는 교황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기독교와 러시아 정교회 간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있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이날 오후 옛 소련 비밀경찰에 의해 숨진 희생자 20만명이 묻힌 숲을 방문했으며 25일에는 2차대전 중 나치에 의해 학살된 유대인 추모탑을 방문한다. 27일에는 공산주의자들에게 고문을 당해 숨진 우크라이나 성직자를 비롯한 28명에 대한시복식도 가질 예정이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