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인구 1백만명 이상의 도시가 37개나 된다. 50만명 이상으로 확대하면 86개에 달한다. 지역보호주의 성향이 강한 중국에서 이들 도시는 서로 경쟁자이기도 하다. 이들 중 어느 도시가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까. 상하이(上海)사회과학원은 최근 이 물음의 해답을 찾기 위해 전국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경쟁력 평가 조사'를 실시했다. 경제 행정 생활환경 등 각 방면을 비교했다. 종합평가 결과 상하이가 단연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지난 80년대 초 경제특구로 지정된 광둥(廣東)성 선전이 차지했고 수도 베이징(北京), 광둥성 성도(省都)인 광저우(廣州), 최대 인구 도시인 중칭(重慶) 등이 뒤를 이었다. 상하이는 대부분 항목에서 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성장 외국투자 등 거시경제 방면에서 1위를 기록했고 자금흐름,대외 개방정도, 외국인 생활여건, 행정능률 등에서도 수위를 차지했다. 상하이는 그러나 정보기술 방면에서는 5위를 차지,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았다. 선전의 경우 서비스산업 비중이 커 산업구조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정보유통, 연구개발(R&D), 생활환경(녹지.주거면적), 금융 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고 있는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교육 및 의료 분야도 개선여지가 많다. 베이징은 21세기 산업을 이끌어갈 정보기술 분야에서 1위를 차지, '경제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여기에 중앙정부 자체가 경제적 효과를 유발, 정치와 경제가 조화를 보이고 있다. 대학 및 병원 시설이 뛰어나 외국인이 생활하기에 비교적 편리하다. 실업률이 높아가고 있는게 흠이다. 광저우는 물류.유통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이 분야에 높은 부가가치를 갖고 있다. 홍콩과 함께 성장한데 따른 국제화 마인드가 발달해 있다. 이밖에 중칭은 국내 물류면에서, 쑤저우(蘇州)는 경제개방도 및 투자효과로, 우한(武漢)은 과학기술 및 교육 분야에서, 톈진(天津)은 제조업과 해운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서부개발의 전초지인 시안(西安)은 베이징에 이은 제2위 교육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동북지방으로서는 유일하게 꼽힌 하얼빈(哈爾濱)은 공업방면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