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모든 레이더를 피할 수 있어 상대국에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미군의 첨단무기인 스텔스기의 '비밀성'이 흔들리고 있다. 15일 미국 ABC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기존 레이더 시스템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스텔스기를 단번에 잡아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레이더 시스템을 중국과 러시아, 유럽의 일부 국가는 물론 미국 업체까지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미국정보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새로 개발이 시도되고 있는 레이더는 고주파를 발사해 항공기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존의 레이더와는 달리 대기 중에 있는 저주파를 잡아내 분석해 항공기의 위치를 파악하는 이른바 '수동형 레이더'로 스텔스기도 이 레이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저주파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휴대폰 등의 전원으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스텔스 전투기에서도 방출되는데, 수동형 레이더는 컴퓨터를 이용해 공중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 즉 스텔스기에서 방출되는 전파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수동형 레이더는 전파를 발사하지 않기 때문에 조종사가 레이더에 걸린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데다 비용도 기존 레이더에 비해 적게 들기 때문에 실용화되면 미 공군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 정보당국은 이라크가 중국의 도움 아래 수동형 레이더 시스템을 건설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방부 출신으로 미 렉싱턴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댄 구어는 수동형 레이더의 존재가 사실로 확인되면 스텔스기의 재설계하거나 전파방해장치 등과 같은 대응장치를 추가해야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수동형 레이더는 스텔스기에도 문제지만 비밀리에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전투기에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구어 연구원은 덧붙였다. 한편 영국 과학자들이 고안한 이동전화 마스트 시스템도 스텔스기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지(紙)는 지난 12일 햄프셔에 있는 로크 매너 연구소의 피터로이드 박사팀이 개발한 이동전화 마스트시스템이 기존 레이더로 보이지 않는 비행기를 쉽게 탐지, 추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기지국 사이에서 튀어다니는 이동전화의 소리는 전파의 차폐막을 형성하며, 항공기가 이 차폐막을 통과하면 신호의 위상패턴이 교란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면서 이동전화 마스트 사이에서 보내지는 전화 소리를 통해 스텔스 항공기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 시스템이 지프와 비슷한 크기의 랜드로버 안에 설치될 수 있을 정도로 소형이지만 스텔스기의 위치를 10m의 오차범위 내에서 잡아낼 수 있다면서 10만파운드짜리 이동전화 기술이 개발비로 600억 파운드나 든 스텔스시스템을 이긴 셈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현재 B-2 폭격기와 F-117 전폭기 등 2종의 스텔스기를 운용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