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유혈사태 종식과 미첼 보고서 이행문제 논의를 위해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미국 간의 3자회담이 연기됐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정부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주재 하에 3자 회담이 이날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열릴 예정이었다"면서 "그러나 이스라엘 대표들은 회담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관리들은 "미첼 보고서에 대한 팔레스타인측의 서면답변에 실망한 미 대표들은 곧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면서 "테닛 국장은 이-팔 양측 간의 견해차가 너무 커 현상태로는 중재가 어렵다고 판단, 회담을 전격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측의 설명과는 달리 익명을 요구한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은 "3자 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됐다"면서 "다만 미국 대표들이 회담 참석 즉시 에루살렘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회담이 오래 진행되지는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미국측에 미첼 보고서에 대한 답변을 제출했다고 밝혔으나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회담의 연기로 순항이 예상됐던 미국의 중동 평화정착 노력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가운데 이날 유럽연합(EU) 순번의장국인 스웨덴의 요란 페르손 총리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및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을 각각 만나중재에 나섰다. 페르손 총리는 이날 양측 지도자들과 회담을 마친 뒤 "유혈충돌의 영구적인 종식을 위해서는 양측 모두가 미첼 보고서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면서 "EU는 양측간의 휴전 확대를 위해 미국의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비에르 솔라나 EU 대외정책 담당 대표가 유혈사태 종식과 이를 위해EU가 할 수 있는 중재 역할을 담을 보고서를 준비 중이며 이 보고서가 내주 스웨덴에서 열리는 EU-미국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이-팔 휴전 일주일 만인 전날 밤 발생한 유혈충돌에 대해 양측은 10일 상호 비방했다. 이번 유혈충돌이 희생된 3명의 팔레스타인 여성의 장례식이 열린 가자지구에는 약 1천명의 주민들이 모여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또다시 동포가 희생됐다"면서 "평화회담은 더 이상 없다. 인티파다(봉기)만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충돌은 이스라엘군이 먼저 공격을 당하면서 일어났다면서 그러나 병사들이 실수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은 사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라말라.예루살렘.암만 AFP.AP=연합뉴스) karl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