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마키코 일본 외상이 잇단 '튀는 발언'으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최근 미국의 미사일 방어계획(MD)을 비판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현재의 미·일안보 체제로부터 자립해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나카 외상은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과 가진 회담도중 일본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정책에 의문을 표시하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그는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과 만나 미국의 미사일 방어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부시 정권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표명해 파장을 몰고왔다. 이에 따라 자민당 등 여당 내에서는 오는 7월29일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 전에 다나카 외상을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의 발언이 자칫 전후 일본의 외교안보 정책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당내 분위기가 실제 경질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다나카 외상을 옹호하고 있는 데다 그의 국민적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