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미국의 대북정책검토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유럽의회 의원들은 북-미 관계가 진전되지 않더라도 EU가 지속적으로 대북 포용정책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EU소식 전문지인 '뷜탱 코티디앵 유럽'은 1일 마가렛 월스트롬 EU 환경담당집행위원이 지난 30일 열린 유럽의회 회의에서 EU 고위대표단의 방북성과를 보고하면서"집행위원회는 큰 관심을 갖고(with great interest) 미국의 대북정책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롬 집행위원은 이날 크리스 패튼 EU 대외관계 담당 집행위원을 대신해 대표단의 방북결과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키엘 라르손 스웨덴환경장관도 의장국자격으로 EU 대표단의 방북결과를 설명하면서 미국이 한반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EU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식지는 이들의 보고가 끝난 뒤 유럽의회 의원들이 짧은 시간 동안 EU대표단의 방북, 한반도상황 등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고 전했다. 글린 포드 의원(영국 노동당)은 한반도관계에 있어서 "EU와 미국이 함께 나아가야 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할 경우 EU 단독으로라도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것이 옳은 방향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포드 의원은 또 EU가 대북관계, 북한의 미사일수출문제 등을 다루기 위해서는 북-EU 수교시 베이징주재 EU대표부에서 대북업무를 겸임토록 할 것이 아니라 평양에 별도 사무소를 개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집행위원장을 지냈던 자크 상테르 의원(룩셈부르크기민당)은 유럽의회가 이미 그같은 (북-EU 관계)정상화를 촉구한 바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이것이 "유럽의 기본가치와 큰 거리가 있는" 체제를 곧바로 인정하자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반면 자스 가브론스키의원(전진이탈리아당)은 EU대표단의 방북이 "다소 시기상조였다"며 방북하기전에 먼저 북한으로부터 몇가지 양보를 얻어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남겨놓은 "일시적인 공백"을 EU가 그처럼 서둘러 메꾼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는 헨리 키신저 전미국무장관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EU대표단 방북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롬 집행위원은 이날 보고 도중 EU가 앞으로 북한에 취할 수 있는 조치로 원조연장, 기술지원, 인권대화 등을 들었다. 월스트롬 위원은 현재 진행중인 약 700만유로의 인도주의 원조와 2천만유로의 경제원조 연장 조건이 앞으로 논의될 것이며 각각 100만유로 규모인 북한 실무자 교육, 기본시설 복구지원 계획 실행을 위한 조사팀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뤼셀=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