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옷을 벗는 백악관 경호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행이 잦고 연일 밤늦도록 파티를 열곤 했던 빌 클린턴 대통령시절이 끝나면 경호업무가 좀 편안해질 것이라는 기대는 물거품이 된채 부시행정부 들어서도 격무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5일 "백악관 경호원들의 과중한 업무량은 클린턴행정부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하고 "오히려 재정지원만 줄어 경력이 몇년밖에 안되는 경호원들이 줄줄이 짐을 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이언 스태퍼드 경호실장은 "경호원 한명을 키우는데만 대략 24만달러(약 3억1천만원)가 들어간다"며 "경호원은 피곤해서는 안되는 직업인 데도 요원들이 지친 상태에 있으며 이는 좋지 않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요원들이 "우리에게는 삶이 없다"는 불평과 함께 경호실을 떠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US뉴스는 세계 최고 권력자인 미국 대통령의 안전을 보살피는 경호원들이 이처럼 곤궁한 신세에 놓인 것은 무엇보다 돈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신규 인력충원과 업무수행에 필요한 첨단 장비 구입에 쓸 4천5백만달러의 지출을 동결시켰다.

그 결과 경호원들은 한 달에 평균 85~90시간의 초과 근무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리처드 체니 부통령의 친인척이 많다는 것도 경호원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대통령과 부통령의 인척중 24시간 경호가 필요한 사람이 역대 최대인 20명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