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의 기업공개(IPO) 시장에는 찬 바람이 불고 있지만 오는 2004년에는 공개 물량이 분수처럼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에 따른 위험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전국벤처캐피털협회(NVCA) 회장인 마크 G 히슨은 미국 기업이 설립후 기업공개를 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는 데는 평균 4.5년이 걸린다고 한다.

또 나스닥에 상장하는 기업중 절반 이상이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는다.

지난 99년에는 3천9백76개, 지난해에는 기록적으로 많은 5천3백80개 기업이 벤처캐피털의 자금지원을 받았다.

히슨은 "따라서 지금부터 4년 후인 2004년이면 나스닥에 견실한 기업공개 물량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나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총 3백97개로 99년의 4백85개보다 적었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기업 수는 99년 49개에서 지난해 48개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벤처캐피털이 기업에 투자한 돈은 사상 처음으로 1천억달러를 돌파해 1천30억달러에 달했다.

올해는 자금지원 규모가 7백억달러 규모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이례적으로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을 뿐이지 99년의 5백90억달러나 98년의 2백20억달러에 비하면 상당한 거액이다.

히슨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관련업체에 많은 자금이 흘러들 것으로 전망했다.

달라지는 것은 인터넷소매업체가 아니라 인터넷인프라 구축업체가 주종을 이룬다는 점이다.

문제는 벤처캐피털업계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발견된다.

벤처캐피털 업체수는 소폭 늘었으나 벤처캐피털이 운영하는 자금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벤처캐피털업체 수는 90년의 3백93개에서 99년에 6백20개로 늘어났으나 이들이 굴리는 자금은 3백억달러에서 1천3백40억달러로 무려 4.5배 불었다.

나스닥인터내셔널 사장인 존 T 월은 텍사스 주립대학이 조사한 최근 자료를 인용, 지난 2월14일을 기준으로 아마존닷컴 e토이스 스탬스닷컴 등 20개 인터넷업체들이 IPO 이후 공중으로 날린 시장가치가 1백45억달러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특히 e토이스는 최근 파산을 발표하면서 주식이 휴지조각이 돼버렸다고 시인했다.

로스앤젤레스의 로펌인 멍거톨스&올슨의 사이먼 론은 "10년 전에는 자격 미달로 간주됐을 많은 기업들이 최근 몇년간 IPO를 했고 투자자들은 거품이 낀 주식에도 투자할 만큼 잘 속았다. 지난 몇년간의 거품은 앞으로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 정리 = 국제부 inter@hankyung.com ]

---------------------------------------------------------------

<>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우존스사의 트레이드마크로 이 기사의 소유권은 다우존스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