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38년작 ''르 레포(팔꿈치를 기댄 마리테레즈)''.

지난 93년 2백20만달러에 거래됐던 이 작품은 지난달 소더비경매에서 7백90만달러에 팔렸다.

연평균 투자수익률은 20%.

르누아르의 ''꽃바구니를 든 소녀''는 87년 4백80만달러에서 93년 7백70만달러로 값이 뛰었다.

요즘 주가폭락으로 고민하는 주식투자자들이 보면 눈이 번쩍 뜨일 일이다.

그러나 이런 예외적인 경우를 빼면 그림은 신통찮은 투자수단이다.

미국의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브스는 최근호에서 "지난 30년간 경매된 미술작품은 연간 9.5%의 가격상승률에 그쳤던 반면 주가와 부동산은 각각 12.3%,13.8%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 잡지는 또 통계학자인 로빈 더시의 분석을 인용,75년 이후 경매된 그림들중 값이 상위 2% 안에 드는 그림만이 S&P500지수의 수익률과 비슷한 결과를 냈을 뿐 나머지는 ''성적미달''이었다고 전했다.

그 2%중에서는 피카소의 작품들이 최고의 투자대상이었다.

그의 그림은 경매가 톱 10중 최다(6개),경매 그림 수 1위 등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이 지난 99년 7월부터 올 6월 말까지 올린 전세계 경매매출(?)은 2억3천2백만달러.

웬만한 중소기업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경매된 피카소의 작품은 7백11점으로 역시 최다였다.

미술투자의 황금기였던 87∼90년까지 2년반 동안에는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많았다.

소더비의 그림가격지수에 따르면 이 기간중 15∼18세기 유럽 그림과 인상주의 피카소 마티스 모딜리아니 현대미술 작품의 가격은 평균 1백53%나 올랐다.

이 기간중 최대 화제작은 반 고흐의 ''태양이 떠오르는 풍경''이었다.

아르헨티나의 시멘트갑부 아말리아 포타뱃은 85년 이 작품을 9백90만달러에 샀다가 89년 5천만달러에 되팔았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