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대법원 판결로 미국 대선의 대장정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선거일인 지난달 7일을 시작으로 한 달이 넘게 끌어온 ''대선 전쟁''은 결국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됐다.

◆11월 상황=전세계 언론은 선거 다음날인 8일 당시 ''부시,미국 차기대통령 당선''이라고 떠들썩하게 보도했다.

그러나 문제의 플로리다주에서 민주당 앨 고어 후보와 박빙의 차이(1천7백여표)를 보여 자동재검표에 돌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고어진영은 팜비치 등 4개 카운티의 수작업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부시측도 이에 맞서 수검표작업을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때부터 유례없이 치열한 법정싸움이 시작됐다.

기계재검표 결과 고어와 부시의 득표 차가 3백여표로 줄어들면서 파문이 일었다.

결국 플로리다주 선거당국은 해외부재자 투표까지 집계,18일 공식 결과를 발표했다.

두 후보의 득표 차는 다시 9백30표로 벌어졌다.

하지만 수검표가 걸림돌로 남아있어 부시측은 승자가 되지 못했다.

게다가 21일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팜비치 등 3개 카운티의 수검표 결과도 포함시키라고 판결,고어의 기세를 북돋워줬다.

그러나 마감시한인 26일 오후 5시까지 모든 카운티의 수검표가 끝나지 않았고 골수 ''부시파''인 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주 정무장관은 부시가 5백37표차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12월 상황=연방대법원이 4일 수검표 결과를 불인정하는 쪽으로 판결을 내리는 등 고어측은 잇단 법정소송에서 패배했다.

승세가 부시쪽으로 굳혀지는 듯했다.

그런데 8일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일부 카운티의 수검표를 재개하라는 극적 판결을 내리면서 또 다시 상황은 반전됐다.

그러나 고어측의 환호도 잠깐,연방대법원이 다음날인 9일 수검표 작업을 중단하도록 긴급 명령하고 이어 12일 부시 승리 쪽으로 최종판결을 내렸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