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이 되라''

실리콘밸리의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전략에 대해 한결같이 이 한마디로 답한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개발하고 미국적인 경영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KTB네트워크 미주지사 윤승용 지사장은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영권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써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한국의 창업자들은 경영권이나 지분 유지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를 버리지 않으면 벤처캐피털로부터 외면당해 자금을 확보하는게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의 최대 장점인 풍부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국에서 성공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현지화 전략으로는 우선 경영진의 대부분을 미국인으로 구성하고 제품도 개발 초기단계부터 미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할 것을 권했다.

이사회 중심의 투명한 경영을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며 이사회도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끌어들이는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두는 것이 미국에서 사업할 때 유리하다고 소개했다.

이들이 자금 확보나 판로 개척 등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진출을 구상하는 한국 기업은 이스라엘 기업을 모델로 삼을 것을 권했다.

그는 "이스라엘 기업은 창업 초기부터 연구개발 기능만 본국에 남기고 본사를 미국으로 옮긴다"며 "제품 개발을 미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특허 등 기술과 관련된 권리도 미국 법인이 갖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이스라엘 기업이 1백30여개에 이르는 것은 풍부한 유태계 자금이 중요한 요인이지만 ''이스라엘 모델''이 근본적인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KSI 박영준 소장은 마케팅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시장 상황을 정확히 분석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제대로 된 전략에 따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 고전하는 경향이 있다"며 "현지 전문 기업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