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일을 끌어온 미국의 대선 드라마가 ''부시의 승리''로 마무리돼 가고 있다.

현재까지 2백4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부시 후보가 플로리다주의 25명을 추가하면 전체 선거인단(5백38명)의 과반수인 2백71명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된다.

선거인단투표는 12월18일 실시된다.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플로리다주 선거 결과에 불복,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정투쟁을 다짐하고 있지만 역전 가능성은 희박하다.

내달초 나오는 플로리다주 수검표 적법성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대선사태의 해결 실마리를 풀 열쇠다.

◆ 관건 쥔 연방대법원 판결 =오는 12월1일 연방대법원은 플로리다주 수검표의 적법성을 가리기 위한 심리를 연다.

고어는 26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연방대법원의 판결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검표 불인정 판결이 나온다면 고어는 패배를 시인할 것이란 얘기다.

판결은 12월3일 이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수검표 인정판결이 나올 경우 고어는 법정투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플로리다주 선거인단이 확정되는 12월12일까지는 소송을 통해 판세를 뒤집으려는 고어의 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 희박한 고어의 역전가능성 =고어가 역전하려면 마이애미데이드,낫소, 팜비치 등 3개 카운티에 대한 소송에서 이겨야 한다.

이중 마이애미데이드와 팜비치에서 유효표 기준을 대폭 완화해 다시 수검표를 하라는 판결을 받아내야 고어는 승패를 뒤집을수 있다.

그러나 플로리다주의 선거결과가 확정된 상황에서 이런 판결이 나오기는 힘들다.

더욱이 플로리다주 역사상 인증된 선거결과가 패자의 이의제기로 뒤집어진 사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어의 역전가능성은 희박하다.

◆ 불안한 출발의 부시행정부 =부시의 당선은 사실상 확정됐지만 부시행정부의 앞날은 당선과정 만큼이나 불안하다.

''정당성''에 대한 논란의 소지를 남긴채 출발하기 때문이다.

로버트 라이히 전 노동부장관은 "평상시엔 괜찮겠지만 여론의 강력한 신임을 필요로 하는 위기사태에서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정책을 밀고 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험이 부족한 대통령''이란 그의 약점도 지도력의 앞날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공화당 우세의 하원까지 거느린 부시 행정부가 대북관계 등 외교문제에서 강경 보수주의정책을 펼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폭적인 세금감면 등 공약으로 내세웠던 경제정책을 밀고 나가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