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조지 부시 후보의 대통령당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20일 밤 10시 현재(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팜비치 등 플로리다주 3개 카운티의 수작업 재검표상황을 중간집계한 결과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1백52표를 추가 득표하는 데 그쳤다.

이에따라 부시에게 여전히 7백78표의 격차로 뒤지고 있어 고어의 역전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이에 앞서 주 대법원은 이날 오후 수검표 인정여부에 대한 최종판결을 내리기 위해 협의에 들어갔다.

판결은 21일 이후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팜비치카운티 순회법원은 이날 기표부분이 헷갈리게 디자인돼 후보를 잘못 찍었다며 재투표를 요청한 민주당 유권자들에게 패소판정을 내렸다.

◆패색이 짙은 고어진영=민주당 내부에서는 재검표결과를 수용하는 선에서 싸움을 끝내야 한다는 ''승복 불가피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수검표가 진행중인 3개 카운티에서 판세를 뒤집을 만큼 추가표가 나오지 않을 경우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

이와관련,시사주간지 타임은 "고어진영의 윌리엄 데일리 선거본부장이 재검표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수검표 진행상황=고어에게 1천9백표를 더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됐던 팜비치카운티에서 20%의 수검표가 완료된 가운데 고어는 불과 3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브로워드카운티에서도 수검표가 89% 진척됐지만 고어가 더 얻은 표는 1백16표에 불과하다.

8%의 수검표가 진행된 마이애미데이드 역시 33표를 더 얻는 데 그쳤다.

◆변수로 등장한 유효표 기준 완화=현재 민주당에 남은 유일한 희망은 유효표 판정기준 완화.

각 카운티는 기표부분에 구멍이 일부라도 나 있으면 유효표로 분류하고 있다.

펀치를 찍은 흔적은 있더라도 구멍이 뚫리지 않은 표(딤플)는 ''판정유보''로 분류,집계에 포함시키지 않은 채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표가 브로워드에서 1천표,팜비치에서는 3백50표에 달한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고어표다.

딤플이 유효표로 인정된다면 고어의 역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전문가들은 ''수검표 수용 판결→수검표결과 부시 승리→고어,패배인정''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꼽는다.

선거시비를 최소화하고 부시가 대통령당선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수검표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판결할 경우 부시가 대통령이 된 후에도 시비가 따라다닐 게 뻔하다.

그만큼 지도력이 약화된다.

현재로서는 최선의 시나리오가 실현될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