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캐서린 해리스 주무(州務)장관이 추가 수(手)검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함에 따라 18일로 예정된 플로리다주 개표결과 공식발표에서는 부시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부시가 3백표 차로 앞서 있는 데다 해외부재자 개표결과에서도 부시가 다소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해리스 장관의 결정은 자의적 해석"이라며 법원에 제소키로 해 재검표 문제가 또 다시 법정에 오르게 됐다.

◆수검표는 물 건너갔나=플로리다주 67개 카운티 중 해리스 장관에게 ''수검표''신청을 한 지역은 팜비치,마이애미데이드,브로워드,콜리어 등 4곳.

이중 콜리어를 제외한 3곳이 모두 민주당 텃밭이다.

특히 팜비치에서 전면 수검표를 할 경우 고어측은 1천9백표 안팎을 추가 획득,판세를 역전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고어측은 수검표 강행,부시측은 수검표 봉쇄에 사활을 걸고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 상황에서 해리스 장관이 부시 손을 들어줌에 따라 플로리다주는 일단 수검표를 배제한 채 해외부재자 개표가 완료되는 18일 선거결과를 확정 발표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끝난 것은 아니다.

고어측은 즉각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소장을 내겠다고 한 법정은 연방이 아닌 ''주(州)법원''이다.

플로리다주 판사들 중 대부분이 민주당 성향이다.

따라서 여기서 ''수검표 인정''판결이 나와 또 한번 역전극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해외부재자 표 향방은=이제 남은 공식개표 일정은 17일 자정(한국시간 18일 오후 2시)에 마감되는 해외부재자 투표뿐이다.

대부분의 미언론들은 부재자투표에서 부시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6일 플로리다주의 미개표 부재자투표수가 2천2백여표에 달하며 이중 부시가 54.8%인 1천2백16표를,고어가 42.9%인 9백51표를 각각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부시가 부재자투표에서 고어보다 3백여표를 더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USA투데이와 시카고트리뷴도 부시가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여론도 변수=두 후보와 법원이 이제부터는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법정싸움이 계속되면서 국론분열 지도력상실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리스 장관의 결정을 여론이 어떻게 보느냐이다.

골수 공화당원인 해리스 장관에게 "당파적 성격을 드러낸 편파결정"이란 비난이 쏟아질 경우 고어 동정론이 부상할 수 있다.

이때는 수작업 재검표 결과가 인정돼 고어가 이길 가능성도 있다.

반면 "어차피 완벽한 공정개표는 불가능하니 여기서 마무리짓자"는 여론이 우세해지면 미국대선 드라마는 18일 부시의 승리로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