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없이 치열했던 제 43대 미국대통령 선거가 조지 부시 공화당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에따라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인 향후 미국의 경제정책 및 주식및 채권시장 전반에 대한 전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본지 최경환 전문위원이 전광우 국제금융센터소장(경영학박사)과 8일 본사 15층 회의실에서 미대선이 끝난 직후 미국과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방향과 전망에 대해 대담을 가졌다.


◆최 위원=백악관의 주인이 바뀌면서 경제정책 전반에 걸친 기조도 색깔을 달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전 박사=부시가 접전 끝에 고어를 누르고 당선됐지만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이보다 유례없는 호경기의 정점에 있는 미국경제를 큰 문제없이 연착륙시키는 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클린턴 행정부와의 차별성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자유와 경쟁을 중시하는 친기업·친부유층 정책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민주당의 경우와 반대로 전통적인 제조업에는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부시가 조세감면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을 옹호하고 있다는 점도 기업들은 환영하고 있습니다.

걸프전 영웅 딕 체니 전 국방장관이 부통령으로 당선됐다는 점에서 방위산업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 위원=우선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서 미국 경제정책의 핵심역할을 맡게 될 재무장관이 누가 될지에 대해 월가뿐 아니라 전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누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까.

◆전 박사=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를 역임하고 현재 부시진영의 경제자문을 맡고 있는 로렌스 린지입니다.

월가의 증권회사인 페인웨버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도널드 메론도 차기 재무장관으로 자주 거론되는 인물입니다.

이밖에 스탠퍼드대학의 존 코간 교수,마이클 버스킨 교수,컬럼비아대학의 글랜 허버드 교수 등도 심심치 않게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최 위원=부시가 당선되면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전 박사=먼저 주식시장은 친기업정책을 표방한 부시의 당선에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채권시장의 경우 부시진영 선거공약의 핵심사안 중 하나인 10년간에 걸친 세금감면안이 클린턴 행정부가 내세운 미 국채 재매입프로그램을 통한 국가채무축소계획과는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국채수익률 하락세가 멈추고 상승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는 채권가격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현 국채시장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그러나 이보다는 향후 기업수익성의 향배와 각종 경제지표에 나타나는 미국 경제연착륙 가능성의 여부,이에 따른 FRB의 금리인하 여부가 미국 주식 및 채권시장의 향배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 위원=부시가 당선됐지만 현정부의 ''강한 달러''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데요.

◆전 박사=그렇습니다.

신임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로렌스 린지가 확고한 강한 달러 선호자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지요.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집권하는 경우 달러가 강해졌다는 사실이 이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최 위원=그렇지만 이와 관련해 최근 확대되고 있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엔 적자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4%에 해당하는 4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또 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 취임한 부시 당선자는 경상수지 적자 감소를 위해 클린턴 정부하에서 루빈·서머스가 일관되게 추진해 왔던 강한달러 정책에서 약한 달러 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정리=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