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역전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대선 투표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고어가 지지율에서는 지고도 선거인단 과반수 확보로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부시의 박빙우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막판들어 고어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로이터·MSNBC 지지율 조사에서는 고어가 부시를 추월하는 등 ''막판 뒤집기''현상도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도 접전을 벌였던 선거에서 마지막 24시간 동안의 표심 향방이 승패를 갈랐다는 점을 들어 이같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6일 밤 발표된 로이터·MSNBC 공동 추적조사 결과 고어가 48%의 지지율을 얻어 부시를 2%포인트 차로 역전했다.

다른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부시가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양 후보간 격차는 좁혀지는 양상이다.

CNN·USA투데이·갤럽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부시가 여전히 2%포인트의 우세를 보였지만 고어는 하루 전보다 2%포인트 약진한 반면 부시는 1%포인트 후퇴했다.

CNN방송도 "지난 1주일간 43% 안팎에 불과했던 고어의 지지율이 45%로 높아졌다"며 이는 일부 부동층 및 녹색당의 네이더 후보 지지자들이 고어쪽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선거인단 확보면에서도 고어가 부시를 추월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6일 밤 선거인단 판세를 분석한 결과 민주당의 고어가 2백30명,부시가 2백24명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동표가 84표에 달해 한 쪽의 승리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USA투데이 역시 고어가 17개 주와 워싱턴DC의 선거인단 2백52표를 확보한 반면 부시는 28개 주의 선거인단 2백50명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조사기관들은 대부분 부시(2백5∼2백51명)가 고어(1백81∼2백15명)보다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워낙
부동층이 두터워 승패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에서 가장 먼저 투표에 들어가는 뉴햄프셔주 딕스빌 노치마을에서 부시 후보가 완승을 거뒀다.

7일 0시(한국시간 오후 2시) 주민 26명이 투표에 참가한 이 마을에서 부시 후보는 21표를 획득,5표에 그친 고어 후보를 압도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투표가 시작되는 것과는 달리 이 마을은 항상 0시에 투표장 문을 열어 1분여 만에 투표를 끝낸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