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불명의 가짜 보도자료로 나스닥 상장기업의 주가가 25일 60% 대폭락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광통신메이커인 에뮬렉스주가는 하루 사이에 최고 1백30달러에서 최저 43달러까지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갔다.

사건은 증시개장직후 인터넷을 통해 보도자료 배포를 대행하는 인터넷와이드 웹사이트에 뜬 짤막한 보도자료에서 시작됐다.

문제의 보도자료는 "에뮬렉스가 98,99년 경영실적을 부풀려 신고했으며 4·4분기에 손실이 난 사실을 은폐,최고경영자(CEO)인 폴 포이드가 사임했다"는 내용이었다.

개장초 주당 1백13달러이던 주가는 이 보도자료가 나간후 43달러로 곤두박칠쳤다.

보도자료에는 에뮬렉스 로고까지 들어있어 다우존스 블룸버그 등도 이 내용을 그대로 인용,나스닥시장을 뒤흔들었다.

이같은 사태에 화들짝 놀란 포이드 CEO는 오전 10시30분 서둘러 "보도자료는 사실무근이며 악의적인 장난이 누구 소행인지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발표했다.

나스닥은 해명자료 배포 후 에뮬렉스 거래를 일시 중지,사태를 수습했다.

에뮬렉스 주가는 오후 장에서 반등,1백6달러선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나스닥은 이상조짐이 있었는데도 늑장 대응 한데다 △사실 확인없이 보도자료가 인용되고 △기관들이 근거없는 자료만 믿고 대량으로 매물을 쏟아냈다는 투자자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퍼지는 허위정보가 주식시장에 얼마나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가를 입증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