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키스의 속뜻이 뭘까''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출된 앨 고어 미국부통령과 부인 티퍼 여사의 열렬한 키스장면이 요즘 미국에서 화제를 뿌리고 있다.

고어 부통령은 지난 17일 전당대회 마지막날 후보지명 수락연설에 앞서 티퍼 여사가 자신을 소개하자 부인에게 침실에서나 할만한 아주 진한 키스를 한참동안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날 ''키스사건''은 미국 1백7개 신문에 대서 특필됐으며 5개 방송사에서도 앞다퉈 인터뷰에 나섰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심지어 나흘이나 지난 21일 1면에 키스장면 사진을 다시 크게 게재하고 머리기사로 다뤘다.

미국언론의 초점은 ''이 키스가 열정적인 사랑의 표시냐,아니면 고도로 계산된 선거전략이냐''라는 점에 맞춰져 있다.

''Mr.따분함(boredom)''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교과서적인 고어 부통령의 이미지는 그동안 대선에서 불리한 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래서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열정의 사나이''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진한 키스를 연출했다고 일부 호사가들은 입방아를 찧고 있다.

고어 부통령은 이에 대해 21일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마음에서 우러나온 아내에 대한 사랑의 표시가 분출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티퍼 여사도 "남편의 갑작스러운 키스에 놀랐지만 황홀한 놀람이었다"며 금실을 자랑했다.

열렬한 키스 덕분인지 전당대회 직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어 부통령의 지지율이 부시후보를 뒤집는 역전이 연출됐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