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사들이 상장 전에 지분출자한 벤처기업들의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따라 증권사들이 특정회사 주식에 대해 잇달아 매수추천을 할때 투자자들은 여기에 현혹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체이스H&Q등 미국 투자은행들이 상장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에 출자한뒤,이 회사에 대한 우호적인 분석자료를 투자자들에 배포하는 등 "주가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널지에 따르면 체이스H&Q증권은 지난 98년 12월에 나스닥에 상장된 인포스페이스라는 업체의 지분을 매각해 막대한 투자수익을 올렸다.

H&Q와 이 회사 직원들은 당시 인포스페이스의 지분 1%를 주당 1달러에 사들여 지분매각 제한기간이 해제된 지난 1월 주당 72달러에 처분했다.

2백만달러를 투자해 18개월만에 4천2백만달러를 벌어들여 무려 7천%의 투자수익률을 냈다.

문제는 H&Q가 투자한 시점과 의도적이든 아니든 투자자들에게 인포스페이스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도록 유도하는 기업보고서를 잇달아 냈다는데 있다.

당시 인포스페이스는 H&Q가 출자한 3주뒤에 곧바로 미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나스닥상장을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또 상장당시 공모가격은 주당 1.875달러였고 H&Q의 담당애널리스트인 대니엘 리머는 수차례에 걸쳐 매수추천 보고서를 냈다.

인포스페이스의 주가는 지난 3월 주당 1백3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최근에는 45달러선까지 폭락한 상태다.

따라서 H&Q의 보고서를 믿고 인포스페이스에 투자했던 일반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저널은 경쟁때문에 골드만삭스 리먼브러더스 등 미증권사들이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자 신생벤처업체에 투자,대박을 터뜨리는데 골몰하고 있다면서 H&Q와 같은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