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황푸(黃浦)강변 와이탄(外灘).

금융기관이 즐비한 가운데 생소한 간판을 내건 건물이 눈에 하나 띈다.

중국외환교역중심(中國外換交易中心).

우리말로 옮기면 중국외환거래소다.

바로 중국의 전 금융기관간 외환이 거래되는 센터다.

지난 94년 문을 열었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외환거래소가 생긴 것은 바로 중국 특유의 외환정책 때문.

사회주의국가인 중국은 철저한 외환통제정책을 시행했다.

개방정책이 실시된 79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93년까지만해도 정부가 정하는 "공정환율"과 기업간 외환거래에 적용되는 "실세환율"이란 이중환율제도를 채택했다.

그러다보니 달러화에 대한 투기가 기승을 부렸고 암시장이 활개를 쳤다.

전국적인 거래망이 없다보니 지역마다 적용되는 환율이 다른 현상도 나타났다.

이런 모순을 일거에 제거한 것이 외환거래소다.

거래소는 36개 지역 외환거래센터를 위성과 유선망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에따라 전국적인 환율을 통일시킬수 있었으며 시장에 의한 외환조절방식을 정착시킬수 있었다"는 것이 외환거래소 왕퀸화이 연구부장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중국의 또 다른 외환시장인 암달러시장이 문을 닫은건 아니다.

지난 94년 외환거래소가 생긴 이후 다소 수그러들었다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설과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할 것이란 소문이 끝없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외환보유액(1천5백46억달러)의 8분의 1인 2백억달러가 암시장을 통해 장롱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추산도 있다.

외국인의 출입이 빈번하고 외국기업이 많이 포진한 상하이의 경우 특히 심하다.

손가방을 든 아주머니에게 다가가 "환런민비(換人民弊)"라고 말하면 즉시 거래가 이뤄질 정도다.

중국 전체의 외환거래를 총괄하는 외환거래소와 중국에서 가장 활성화된 암달러시장이 함께 공존하는 곳, 상하이.

어쩌면 아시아 최대 국제금융센터로의 도약 가능성을 한층 높여 주는 역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