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하고 있는 유가등 국제 원자재가격이 각국 금리정책의 복병으로 등장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금리인상추세가 주춤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가격 급등은 세계 금리정책의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가격 상승은 전반적인 물가불안을 야기,세계금리인상의 고삐를 당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유가와 비철금속등 1차상품 가격 상승은 기업의 제품가격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세계경제는 또 한차례 인플레 홍역에 시달릴 공산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무엇보다 유가가 가장 큰 문제다.

석유전문가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추가증산에 나서지 않는다면 국제유가는 연말까지 상승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70년말 세계경제를 침몰시켰던 "오일쇼크"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알라론 석유거래회사의 원유시장분석가인 필 플라인은 22일 OPEC의 증산규모(하루 70만8천배럴)는 3.4분기 세계수요에 비해 70만배럴 이상 부족한 실정이라며 국제유가가 이번 여름에 사상최고수준인 배럴당 4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원자재가격마저 상승곡선을 그리며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금 백금 팔라듐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을 비롯,콩 밀 등 곡물가격은 최근 가파른 상승추세다.

이에따라 골드만삭스 1차상품가격지수(GSCI)는 10여년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원유 곡물 비철금속등으로 구성된 GSCI지수는 4월중순 192에 불과했으나 2개월만에 23%나 급등했다.

현재로선 OPEC가 서둘러 추가증산에 나서지 않는한 세계경제는 인플레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최근 주춤해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러시가 다시 꼬리를 물게되고 그결과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꺾일 가능성이 크다.

월가에서는 미 연준리(FRB)가 다음주(27~28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당장 금리인상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유가및 원자재가격 상승추세가 지속될 경우 재차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기둔화조짐으로 금리인상 고삐를 늦추려던 연FRB가 고유가라는 복병에 떠밀려 다시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