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야금야금 올라 어느새 배럴당 30달러(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를 위협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을 거듭해오고 있다.

올초만 해도 배럴당 24달러선에 머물던 국제유가는 공급부족 우려로 인해 지난 3월초 9년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34.13달러까지 치솟았었다.

그러다 3월말께 빈에서 증산합의가 이뤄지자 하락세로 전환,지난달 초에는 한때 23달러대까지 떨어졌다.

11일 뉴욕상품시장에서 WTI유 6월물이 배럴당 29.11달러를 기록함에 따라 국제유가는 약 7주만에 처음으로 다시 29달러를 넘어서게 됐다.

이날 유가 급등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오는 6월 추가증산 계획이 없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 3.4분기와 4.4분기 원유재고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월례보고서를 발표한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IEA는 이날 올 2.4분기에는 원유재고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올 후반기부터 원유 수요가 늘어 상대적으로 재고량이 부족해 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산유국들의 추가 증산이 없을 경우,오는 3.4분기에 하루 22만배럴,4.4분기엔 1백72만배럴의 석유 공급부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멕시코,베네수엘라 3개국 석유장관들은 이날 멕시코에서 회담을 열어 현재의 유가수준에 만족을 표시하고 "더 이상의 추가 증산 조치가 필요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의 추가 증산 발표가 따르지 않는 한 국제유가는 계속 강세를 유지,조만간 배럴당 최대 30달러선까지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름철 수요를 앞두고 원유공급이 원할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에 따라 국제유가가 오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만일 약세로 돌아선다 해도 배럴당 28.60달러~28.70달러선에서 왔다갔다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국(EIA)의 제이 헤이키스는 이날 제4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개발기구(APEC) 에너지 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현재의 유가상황에 대해 "원유재고량이 부족한 상태여서 계속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섞인 목소리를 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