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차가 20년 가까이 나도 우리는 최고의 단짝"

신경제와 구경제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쌓은 돈독한 우정이 화제가 되고 있다.

내년 은퇴를 앞둔 세계 최강기업 GE의 잭 웰치(64) 회장.

컴퓨터업계의 "영 파워"로 통하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CEO 스콧 맥닐리(45).

그 주인공들이다.

엄연히 세대가 다르고 경영하는 회사의 규모나 성격에도 차이가 있지만 이들은 어떤 주제에 대해서건 맘 터놓고 논하는 막역한 사이다.

웰치는 맥닐리가 가진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젊은 감각을, 맥닐리는 거대 조직을 꾸리는 웰치의 원숙한 경영능력을 배운다.

맥닐리는 현재 GE의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이들의 우정이 싹트게 된 동기는 다름아닌 골프다.

수년 전 골프 다이제스트가 내놓은 "베스트 CEO 골퍼"리스트에 맥닐리와 웰치는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었다.

평소 웰치를 흠모해오던 맥닐리는 "내가 정말 최강자인지 확인하고 싶다"는 내용을 담은 선의의 도전장을 보냈고 이는 둘의 골프 시합으로 이어졌다.

결과는 노장 웰치의 승리.

이를 계기로 이들은 둘도 없는 짝궁이 됐다.

미국의 경제전문잡지 포천은 최신호(5월1일자)에서 이 두 경영자의 우정과 경영관, 일에 대한 비전 등을 조명한 인터뷰 기사를 선보였다.

다음은 이를 일부 요약한 것이다.

<>처음으로 e메일을 쓴 것은 언제였나.

웰치=2년전.재혼한 부인(17살 차이)이 컴퓨터에 몰입한 데서 영향을 받았다.

맥닐리=18년여전.선을 창립하면서부터 줄곧 사용해왔다.

<>언제쯤 인터넷이 산업 패턴을 뒤집을 만큼 혁명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나.

웰치=역시 2년전쯤.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온라인 쇼핑을 시작하는 것을 보고 느낀 게 있었다.

맥닐리=어차피 선은 처음부터 인터넷업체로 태어났다.

우리가 당시 출하한 컴퓨터들은 모두 IP(인터넷 프로토콜) 컴퓨터였으니까.

하지만 GE처럼 끊임없이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깨달은 것은 불과 3년전이다.

<>서로가 사귐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웰치=맥닐리가 GE 이사진에 합류하면서 우리 조직은 격식을 차리지 않는 그의 거침없는 태도와 신선한 감각에 매료돼 활기를 되찾고 있다.

맥닐리=풋내나던 선을 보다 체계적이고 성숙한 조직으로 키우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품질은 물론 믿을 수 있고 신속한 고객서비스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