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유국들의 증산합의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한때 배럴당 32달러를
돌파하는 등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4월물은 2일 뉴욕시장에서 한때 전날보다
38센트 오른 배럴당 32.15달러에 거래됐다.

마감무렵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매물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종가는 전날보다
8센트 하락한 배럴당 31.69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3일 싱가포르 시장에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 배럴당 31.80달러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앞서 영국 런던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은 2일 배럴당 6센트 오른
29.22달러에 마감됐다.

이처럼 유가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산유국들의 증산방침에도
불구하고 증산폭과 시기가 불투명해 시장에서 선취매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3월 산유국들의 감산합의를 이끌어낸 주역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베네수엘라 멕시코 3국 석유장관은 2일 런던에서 회의를 갖고 원유생산을
늘리기로 원칙 합의했다.

이어 WTI가격기준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25달러선이 적정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는 현 수준보다 7달러가량 낮은 수준이다.

알리 알 누아이미 사우디석유장관은 회의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국은
원유증산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산시기와 규모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증산폭가 시기는 OPEC등 관련 국가들과 밀접한 협의를 거친 후 오는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되는 OPEC총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리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도 유가안정을 위해 생산량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멕시코의 루이스 텔레스 석유장관 역시 "석유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생산량 증대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방형국 기자 bigjo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