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증권회사인 메릴린치가 흑인인 스탠리 오닐(48) 최고재무책임자
(CFO)를 사내 2인자 직위인 증권영업본부 대표로 기용, 월가사상 첫 흑인
최고경영자(CEO) 탄생이 예고됐다.

월가의 흑인중 최고위 인사인 오닐은 증권영업 경험이 전무한 가운데
1만4천2백명의 브로커를 관장하는 증권영업본부 대표로 기용된 첫 케이스로도
기록됐다.

15일 뉴욕타임스는 메릴린치의 이같은 인사는 오닐을 수년내에 데이비드
코만스키 회장의 후임으로 앉히기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60세인 코만스키 회장은 이와 관련,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65세때까지 현직에서 활동할 것"이라며 "최소한 향후 2년 동안은 사장직을
공석으로 남겨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코만스키는 이 기간동안 오닐로 하여금 메릴린치의 가장 핵심적인 사업부인
증권영업본부에서 경영능력을 검증받도록 배려한 것 같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오닐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GM근무를 거쳐 86년부터
메릴린치에서 근무해왔다.

코만스키회장이 오닐을 유력한 후계자로 발탁한 것은 메릴린치가 최근
온라인영업을 강화하는 등 경영구도 전반을 개혁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월가 소식통들은 전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