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인 광고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베네통그룹이 이번에는 사형수를
등장시킨 광고를 내보내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베네통은 다음달부터 "우리는 사형수"라는 타이틀로 2천만달러(약 2백25억
원)를 들여 유럽과 아시아의 유력신문 및 잡지에 광고를 게재키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광고에는 "사형선고"라는 문구와 함께 미국 사형수 26명의 사진및
인터뷰 내용도 들어간다.

베네통은 지난해 12월 이 광고계획 발표 당시 "사형수들에게 인간의 얼굴을
되돌려 주자는 게 광고의 목적"이라며 "우리가 사형제도 반대캠페인에 참여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광고에 대해 범죄피해자 옹호단체등 사형제도 지지론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범죄피해자 옹호단체는 "이들 죄수가 총 36명의 목숨을 앗아간 흉악범들
인데도 이러한 범죄내용은 광고에 한줄도 들어가 있지않다"고 비난했다.

이 단체는 이어 베네통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욕에 소재한 이익단체 "모든 이에게 정의를(Justice for All)"의
다이앤 클레멘츠 회장도 이날 "베네통이 살인자들과 동침하고 있다"면서
모든 주민들에게 베네통 제품을 사지 말도록 호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통은 그동안 죽어가는 에이즈환자, 보스니아내전 전사자의 군복,
수녀와 사제복을 입은 남녀의 키스광고 등으로 수많은 찬반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 김재창 기자 char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