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터키에서는 "과거로부터의 편지"가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상당수 터키인들에게 잃어버린 꿈과 야망, 사랑을 회상시켜주는 10여년전의
"추억"이 배달되고 있기 때문.

터키 체신부는 편지쓰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 1986~87년에 편지를 쓰면
이를 2000년에 배달한다고 약속했다.

당시 1만5천여명이 자기 자신이나 애인, 정치인,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신의
아기에게 편지를 썼다.

13년이 지나서야 편지를 받은 이들은 80년대 그들이 무엇을 꿈꿨는지를
발견하고 재미있어한다.

터키 서북부 에디르네에 살고있는 한 남자는 고교시절 애인이 보낸 편지를
받고 눈물을 쏟았다.

이 편지를 쓴지 얼마 안돼 이 소녀가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술레이만 데미럴 대통령과 일디림 아크불루트 국회의장도 30여통의 편지를
받았다.

이 중에는 공공시설에서 머리에 스카프를 쓰지 못하게 한 당국의 조치에
항의하는 여학생의 편지도 섞여 있었다.

이것은 지금까지도 금지되고 있는 사항이다.

터키 체신부는 창고에 보관되어온 이들 편지가 모두 배달되려면 앞으로
2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