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위기 이후 신흥개도국 증시의 "동조화 체제"가 붕괴되고 있다.

같은 신흥시장권이지만 아시아와 남미 증시는 "활황"과 "침체"라는 대조적
상황을 보이고 있다.

또 같은 아시아 신흥국중에서도 한국과 홍콩 중국등은 오름세인데 반해
인도네시아 등은 정정불안으로 극히 불안한 양상이다.

올들어 1백30%나 뛰어오른 러시아 증시가 구 공산권벨트 내에서 비슷한
등락주기를 보이던 동유럽 국가 증시와 대조를 이루는 것도 "동조화 붕괴
현상"의 좋은 예다.

미국 비즈니스위크 최근호(9월13일자)는 "기존 세계 경제체제가 미국식
금융체제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그룹화및 동조화가 깨지는 과도기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앞으로 각국별 정치.경제상황에 맞는 개별적
투자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와 중남미 증시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하의 개혁정책 진척상황과
정치적 이슈로 인해 각기 다른 주가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작년8월 러시아의 모라토리엄(대외채무상환유예)선언 이후 1년동안 신흥국
전체적으로는 70%가 상승했다.

그러나 중남미 증시는 <>선거를 앞둔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멕시코등의
정정불안과 <>경제개혁 부진 <>에콰도르의 디폴트영향 등으로 10-20% 상승에
그치고 있다.

엔과 유로화에 대한 달러 약세현상도 "그린백(Greenback.달러)경제권"인
중남미권의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경우는 유가상승으로 오랜만에 찾아온 경제회복 기회를
정정불안때문에 잃어버리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초 취임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반 IMF정책"을 견지, 의회내에서 이를
둘러싼 여야의 찬반 갈등이 일고 있다.

이에비해 아시아 증시는 올초 대비 평균 60%이상 상승했다.

전체적으로 내년엔 4%내외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기업수익도 15%정도
증가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 따른 것이다.

특히 한국은 재벌개혁과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초보다 주가지수가
75%나 뛰었다.

러시아(1백30%)에 이어 두번째 높은 상승률이다.

비즈니스위크는 한국경제에 탄력이 붙으면서 내수 및 수출확대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빛은행과 삼성전자 포항제철 한국통신 대덕전자 등이 유망한
투자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권역내에서도 나라별로 명암이 갈리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전반적인 상승세속에 인도네시아는 동티모르 독립문제로,
인도는 파키스탄과의 국경분쟁 및 과도한 재정적자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미는 전반적으로 침체상황이지만 칠레의 경우는 원유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힙입어 주가가 최근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IMF개혁을 지속해온 멕시코도 연초보다 41%가 올라 다른 권역내 국가들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동유럽 국가들도 구 공산권벨트가 해제된 후 서유럽 경제권으로 편입되면서
러시아와 다른 증시 사이클을 연출하고 있다.

스탠더드&푸어스의 수석분석가인 데이비드 마스터스는 "러시아 모라토리엄
이후 1년간은 리스크(투자위험성)가 큰 이머징마켓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
시기였다"며 "신흥시장이 새로운 금융체제로 안정화되기까지는 당분간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