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날개" 영국항공(브리티시 에어웨이)이 최근 거대한 실험에
착수했다.

루프트한자나 스위스항공등 다른 유럽 항공사들이 올해안에 설비와 인원을
평균 21%정도 늘리는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데 반해 영국항공은 향후 3년
동안 운송능력을 12% 줄이는 대대적인 감량경영에 나서기로 한 것.

밥 에일링 회장은 최근 투자자들과 가진 한 모임에서 "앞으로 영국항공은
경영전략을 "포드"같은 대량생산 체제에서 "BMW"같은 고급주문 생산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를 영국항공이 "양적 성장"에서 드디어 "질적 변환"의
단계로 들어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영국항공은 이를 위해 앞으로 일부 적자노선을 과감히 포기하고 보잉 747기
등 대형 여객기를 매각한 후 중소형기를 확충, 기존 비즈니스및 1등석 고객들
을 상대로 한 고급화된 영업전략을 펴기로 했다.

영국항공의 이같은 대대적인 경영전략 변경은 지난 71년 민영화에 이어
두번째다.

공기업으로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영국항공은 민영화후 경영혁신을
통해 수익성높은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지난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업계가 치열한 가격인하전을
벌이면서 다시 적자늪에 빠질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3월 끝난 98회계년도 결산에서는 순익이 전년보다 61%나 격감했다.

에일링 회장이 실토하듯 유럽항공업체들은 경쟁 심화로 "몰락"과 "비상"
이라는 기로에 서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의 유럽항공업계 담당 분석가인 크리스 애버리는
"영국 항공이 창사이래 최대규모의 대대적인 리스트럭처링과 전략변환이라는
독특한 전략으로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조심스런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