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업계에 "주주 우대제도" 도입 붐이 일고 있다.

주주 우대제도는 대개 1천주이상의 자사주식을 가진 개인 주주들에게
회사가 정기적으로 보너스상품을 보내 주는 제도.

1년에 한 차례씩 주총날 나눠 주는 체면치레용 선물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물론 선물을 보낸다고 해서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최근 5년동안 이같은 제도를 도입한 회사가 3백여개에 달한다.

버블붕괴이후 주식시장에 등을 돌렸던 개인투자가를 다시 시장으로 유인
하기 위한 것이다.

아오모리은행은 작년 연말 상품 카다로그를 제작했다.

여러 종류의 수산물과 칠기류, 일본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송이버섯
등이 상품으로 소개돼 있다.

백화점이나 전문 통신판매업체의 여느 카다로그와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 카탈로그는 은행의 주주들에게만 보내졌다.

3개정도의 상품을 골라 신청하면 공짜로 집까지 갖다 준다.

이 은행은 지난 97년 처음 실시한 후 워낙 주주들의 반응이 좋자 아예
연례행사로 정착시켰다.

실내공사전문업체인 마사루는 이미 94년부터 바캉스시즌 특별복권(3천엔
상당)을 주주들에게 보내고 있다.

법인들을 상대로 영업이 이뤄지다보니 일반인들에게는 회사 인지도가 아주
낮았으나 이 제도를 정례화시키면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장의업체인 고이키는 화원의 선물권을 연 2회씩, 사무용품업체인 타카노는
지역특산품 5가지를 개인주주들에게 선물한다.

지난해 특히 인기를 끌었던 것은 모형자동차 생산업체인 토미카의 주주
우대상품이었다.

이 회사는 70년이후 발매된 모형자동차중 품절된 것을 중심으로 6종을
한 세트로 묶었다.

비슷한 모형자동차 세트는 대략 2천5백엔정도에 판매되지만 토미카의
기획상품은 매니어들간에 프리미엄가격이 치솟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증권전문가들은 붐을 이루는 주주우대제도를 곱게만 보지는 않는다.

다이와증권의 한 임원은 "공개기업은 배당을 통해 주주들에게 이익을 나눠
주는게 정상이다.

주주우대제도는 일본만의 독특한 관행으로 배당이나 주가이외에 "덤"
이라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개인투자가들에게는 "덤"이 이미 당연시되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조사에 따르면 개인투자가들은 투자종목을 선택하면서
"배당이 높은가"에 이어 "주주우대제도가 있는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력이나 시장점유율 영업력 등 주가상승에 보다 영향을 줄 수있는 요인
보다도 확정된 "덤"을 더 좋아하는 것이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