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내부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주가가 연쇄 폭락하는 가운데 14일엔 국가신용등급 강등 조치까지 당했다.

여기에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줄줄이 사퇴하는등 혼란은 오히려 증폭되는
양상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레알화 평가절하 조치 이틀째인 14일 국제 신용평가기관
인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브라질의 장기 무담보 외화채권
(5백81억달러)등급을 "BB-"에서 "B+"로 내렸다.

이와함께 장기 외화표시 국채등급을 "BB-"에서 "B+"로, 자국통화표시 국채
등급을 "BB+"에서 "BB-"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기업들에 대해서도 신용등급이 무더기 하향조정됐다.

또 이날 중앙은행 통화정책 담당관 클리우디오 마우슈가 전격 사퇴를 발표
하는등 정부와 중앙은행 내부에서 위기대책을 둘러싼 이견차도 해소되지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스타보 프랑코 전 중앙은행 총재에 이어 중앙은행 간부들의 잇단 사임은
국가 금융 리더십에 균열을 더했다는 점에서 또다른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로인해 상파울루 주가는 이날 또다시 10%가 떨어져 거래가 중단되는등
최악의 상황을 기록했다.외국자본도 10억9천4백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전날 이탈한 외자가 12억달러 이상이었던데 비하면 다소 규모가 줄었지만
하루 평균 10억달러의 외자 엑소더스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환율의 추가 절하설이 난무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브라질의 환율조정이
너무 늦었다"면서 "수주내에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결국 올해 레알화가
치가 30%이상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놔 금융가의 불안을 부채질했다.

이에 대해 프란시스코 로페스 신임 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환율변동폭
확대는 어디까지나 기술적인 조정"이라며 추가 절하설을 일축했다.

페드로 말란 재무장관도 "외자 이탈이 줄어들고 있다"며 시장의 동요를
진정시키느라 안간힘을 썼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돌파구를
찾는 일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사태의 발단이 미나스 제라이스 주정부와 연방정부와의 알력에서 비롯된
만큼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채무협상을 먼저 타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브라질의 총외채 2천3백5억달러(민간부채 1천4백50억달러)중 단기부채
비중은 3백억달러에 그칠 정도여서 멕시코나 아시아 금융위기보다는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다.

이같은 점에서 19일로 예정된 브라질 상원의 정부 재정개혁안 표결은
브라질사태 추이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당초 IMF구제금융(4백15억달러) 조건으로 6백40억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GDP의 8%)를 줄이고 재정지출을 2백35억달러 감축하는 등의 긴축
정책을 약속했다.

그러나 작년말 상원이 이를 부결시킨 후 구제금융 집행이 미뤄져왔다.

브라질 금융위기의 진화를 위해서는 이 법안의 통과가 필수적이다.브라질
정치 상황도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