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준정부기관인 일본국제금융정보센터(JCIF)는 28일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아시아의 특수성을 무시한채 이 지역 정부 및 기업의
신용평가를 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본등 아시아기업들이 실제 능력이하로 저평가되는 오류가
빚어졌다고 비판했다.

JICF는 지난 6개월동안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의 신용평가 방법과 평가기준을 조사한후 이날 종합보고서를
발표했다.

JICF는 "이들 기관들이 서구식 잣대로 아시아 기업과 정부를 평가, 해당
정부 및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실제 신용도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해말 아시아 통화위기때 신용평가 회사들이 오히려 위기를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JICF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투자부적격등급(Ba) 이하의 기업중 실제로
채무를 상환하지 못한 기업이 얼마나 되는지를 조사했다.

그결과 지난 70년이후 무디스에 의해 Ba이하의 등급을 받은 전세계 기업중
11.4%가 5년안에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지난 94년이후 무디스가 투기등급을 매긴 일본기업
25개중 지금까지 디폴트에 빠진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이는 무디스의 일본기업들에 대한 신용평가가 일본고유의 특성을 무시한채
미국식 잣대로 이뤄졌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JICF는 강조했다.

JICF는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한 신용평가회사들의 예측력과 관련, 무디스
의 경우 위기의 속도와 정도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S&P는 한국과 태국의 외환위기 규모를 예측하지 못했으며 피치IBCA는
투자자들에게 위기경보를 한참 뒤에야 울렸다고 밝혔다.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아시아 통화위기를 예상하지 못했다가 위기가
발생한 뒤에는 아시아국가와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 금융시장
의 불안을 더욱 조장했다는게 JICF의 종합 결론이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