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대담하며 도전적인 경영목표가 기업을 살린다"

제너럴일렉트릭(GE), 프록터앤드갬블(P&G), 굿이어타이어 등 미국
대기업들 사이에 "BHAG 경영"이 붐을 이루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BHAG이란 "크고(Big) 대담하며(Hairy) 도전적인(Audacious) 목표(Goal)"의
영어 머리글자.

미국의 경영 평론가인 제임스 콜린스와 제리 포래스가 지난 94년 펴낸
"비전을 가진 기업들의 성공적인 습관"이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다.

캘리포니아대 경영학과 워런 베니스 교수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글로벌 시대에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때로는 무모해 보일 정도의
공격적인 BHAG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유수한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이 실현 불가능해 보일 정도의
과감한 경영목표를 세워놓고 임직원들을 다그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굿이어 타이어의 새머 기바라 회장은 최근 월 가의 펀드 매니저들에게
"현재 1백30억달러인 회사의 연간매출을 5년 안에 2백30억달러로 끌어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공개했다.

타이어 산업이 전반적으로 저성장 상태에 빠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선뜻
수긍하기 힘든 목표다.

P&G도 10년 안에 회사의 규모를 두 배로 불린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온론계에서도 같은 바람이 일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의 지주회사인 타임스 미러사는 LA 타임스의
판매부수를 50만부로 지금보다 50% 늘리는 캠페인을 펴고 있다.

세계 항공산업의 제왕으로 불리는 보잉도 BHAG 경영을 통해 현재의 위치를
굳힌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50년대 707기종을 개발하는 데 사운을 걸고 매년 순익의 3분의 2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쏟아 부었던 것은 유명한 사례다.

보잉의 이같은 "도박"은 절묘하게 적중해 라이벌 업체들을 모조리
흡수하면서 부동의 1인자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수프 메이커인 캠벨 수프는 한 수 더 뜬 목표를 내놓았다.

이 회사의 데이비드 존슨 회장은 지난 96년 "단순한 업계 1등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청량음료는 코카콜라, 면도기하면 질레트가 연상되는 것처럼 캠벨을
수프의 대명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새 좌표를 내걸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수치상의 경영목표만 높여놓는 게 아니다.

핵심사업의 기반을 다져나가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일본 가전업체인 소니는 "일본 제품은 싸구려"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겠다는 것을 전제로 외형확장을 추진했다.

GE의 경우 "중소기업 못지 않은 신축적인 경영 프로세스의 유지"와
"모든 제품에서 해당 분야의 세계 1,2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함께 추구했다.

"비전을 가진 기업들의 성공적인 습관"의 공동 저자인 콜린스는 BHAG
붐에 대해 "성공하는 기업의 공통점은 불가능하다고 남들이 코웃음칠 정도로
야심찬 목표를 설정한 뒤 각고의 노력을 통해 이를 실현해 냈다는 데 있다"며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기업이념과 가치를 부단히 계발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