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금리를 내릴 때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무역부문에서는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특히 상품 수출입
규모 자체가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물가는 지극히 안정된 모습이다.

미국 역시 인플레보다는 디플레 우려가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무역적자 확대=17일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월중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1백39억달러로 6월에 비해 2.1%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올 1-7월중의 무역적자는 9백25억달러로 작년같은 기간보다
무려 46.3%나 증가했다.

특히 월 70억달러 정도의 흑자를 내고 있는 서비스교역을 제외하고
상품교역수지만 따지면 적자규모가 이미 1천5백억달러에 육박했다.

더 부정적인 측면은 상품교역자체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월별 상품 수출입규모는 지난 3월 1천3백49억달러에서 7월에는
1천2백90억달러로 감소했다.

7월의 상품수출은 5백36억달러에 그쳐 17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무역규모가 이처럼 축소되고 있는 것은 아시아에 이어 러시아,
중남미로 확산된 금융위기로 상품수요가 격감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와관련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도 지난 16일
의회에서 "제조업분야에서 미국 경기의 퇴조 신호가 보이고 있다"고
증언했다.

<>물가안정=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8월중 소비자물가 상승율은 7월과
마찬가지로 0.2%에 머물렀다.

이로써 올들어서의 물가상승율은 1.6%에 그쳐 작년의 1.7%보다도
더 안정세를 나타냈다.

이는 원유가가 하락한데다 달러강세로 아시아로부터의 수입품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퍼스트 유니온 캐피탈 마켓에 따르면 일본상품의 경우
작년에만도 5.5%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인하 논의=이처럼 미국의 무역규모가 축소되고 물가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데 대해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에 디플레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분석가 데이비드 위스는 지난 2개월간
계속된 미국의 주가하락이 그동안 미국경제의 활황을 떠받쳐온 미국민들의
소비활동을 위축시킬 것으로 지적했다.

위스에 따르면 다우존스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7월17일
이후 미국 상장주식의 시가총액이 2조달러나 감소했으며 이는 미국의
소비지출을 5백억달러 감소시키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GDP(국내총생산)을
0.5% 떨어뜨릴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따라 대다수의 미국내 이코노미스트들은 "FRB가 늦어도 연말이전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