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도 배우자"

요즘 미국계 다국적 기업들 사이에 일고 있는 새 바람이다.

미국기업들은 그동안 주로 미국인 기호에 맞는 제품을 만든후 이를
세계시장에 수출해왔다.

하지만 추세가 바뀌고 있다.

해외 지사가 개발해 현지시장에서 히트한 제품을 역수입,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신제품의 "해외 아웃소싱"성공스토리의 선두주자는 아이스크림업체인
하겐다즈.

미국 필스버리사가 대주주인 하겐다즈의 아르헨티나공장은 작년
캐러멜향을 첨가한 "둘세데레체"라는 새 아이스크림을 개발했다.

아르헨티나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이었다.

그러나 현지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자 미국본사는 둘세데레체의 제조기법을
그대로 들여와 미국판매를 시작했다.

그리고 1년만에 미국인 입맛을 사로잡았다.

현재 둘세데레체는 미국내 7백여 하겐다즈 점포에서 품목별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고무된 하겐다즈는 일본현지법인의 히트상품 녹차아이스크림도
가져와 미국인의 혀끝을 녹여줄 계획이다.

청바지 메이커 리바이스도 해외아웃소싱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이 회사는 리바이스저팬이 개발,일본 젊은이들을 사로잡은 질감이
거칠고 짙은 암청색의 청바지를 미국시장에 들여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로버트 홀리웨이 사업개발담당 부사장은 "3~4년전만 해도 이같은 일은
상상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 해외 지사의 아이디어와 제품을 더 많이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이키는 월드컵 열기가 한창이던 지난 여름 미국인들의 취향과는 거리가
먼 축구화를 미국시장에 내놓았다.

원래 브라질 국가대표팀을 위한 신발이었다.

또 일본나이키사가 개발한 "에어스트릭"이라는 조깅화도 들여왔다.

둘 다 미국에서 잘 팔리고 있다.

브랜드컨설팅업체인 스털링그룹의 사이먼 윌리엄스 회장은 미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세계시장은 좁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 교환이 해외지사간에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