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흔들리는 홍콩달러, 가중되는 위안화 절하압력, 미국경기후퇴
우려, 러시아 금융위기 지속, 양쯔강 대홍수...

세계경제가 지뢰투성이다.

하나만 터져도 세계경제는 쑥대밭이 된다.

하나가 폭발하면 연쇄 폭발하는 구조다.

엔화 약세는 지난 6월에 이어 다시 달러당 1백50엔선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다.

엔화는 지난 주말 1백46엔대로 떨어졌다.

지난 7일 엔화는 뉴욕시장에서 1백46.27엔을 기록했다.

일본의 경제개혁조치에 대한 실망감에다 아시아금융시장 불안탓이다.

이 추세라면 이번주중에라도 1백50엔선이 깨질 지경이다.

엔화가 1백50엔선으로 떨어지면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시간문제다.

양쯔강 홍수가 발생하기 전에는 "달러당 1백60엔"의 엔환율이 위안화
평가절하의 분수령이었다.

그러나 양쯔강 홍수 피해로 중국경제성장률이 올해 0.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정되면서 위안화 평가절하 임계점이 1백50엔대로 낮아졌다.

더우기 암달러가 하루 0.05위안씩 빠르게 절하되고 있다.

아시아환란을 비켜갔던 홍콩달러화가 최근 투기 공격을 받고 있는 점은
가장 심각한 요인이다.

투기공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홍콩달러의 페그시스템(변형 고정환율제)이
깨질 경우, 다음 수순은 위안화 절하가 될 것이라는게 국제금융가의
판단이다.

미국경제까지 장기호황의 날개를 접을 태세여서 세계경제의 불황 우려는
더욱 높아 졌다.

장기호황의 신경제를 자랑해온 미국경제는 아시아경제가 그나마 기댈수
있는 언덕이다.

이 미국마저 지난 2.4분기에 경제성장률이 1%대로 주저 앉는등 경기감속
기미가 완연하다.

경기선행지수등 일부 지표에서는 경기후퇴 기미까지 엿보인다.

"아시아경기침체-미국경기둔화-아시아경기침체 장기화"의 악순환이
전개될 판이다.

최근 미 FRB는 아시아위기가 미국경제에 타격을 주는 소위 국제부메랑
효과를 직접 거론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미당국이 아시아위기의 부메랑효과를 거론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2백2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러시아경제도 여전히 위험하다.

IMF의 개입으로 루블화의 급격한 폭락세는 멈췄지만 위기의 불씨는
아직 살아있다.

IMF구제금융은 러시아금융시장의 급속한 붕괴를 막았을 뿐 시장을
안정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러시아가 금융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루블화를 평가절하할 경우,
그 파장은 만만치 않다.

동유럽과 중남미의 통화가치 하락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동유럽과 중남미는 국제금융시장에서 러시아와 "한 묶음"으로 취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악순환을 막을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로서는 일본경제의
회복이다.

오부치 게이조 신임 일본총리가 과감하고 신속한 경제개혁으로 일본경제를
장기불황에서 하루빨리 건져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엔화의 안정이야말로 아시아 나아가 세계경제의 안정을
도모하는데 관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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