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헤지펀드와 투자은행들이 6일 홍콩달러 선물환을 집중 매각하면서
홍콩달러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홍콩 행정 당국과 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은 즉각 시장에 공동 개입해
달러를 매각하는 등 총력적인 방어전에 착수했다.

이날 아시아증시들도 일제히 폭락해 자칫 제2 아시아환란이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던지고 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3개 투자기관들은 이날 홍콩시장에서 미화
약 39억달러에 해당하는 홍콩달러화를 팔아치웠다.

이에 따라 미달러화에 대해 7.78홍콩달러로 고정된 환율이 한때 크게
흔들리고 홍콩당국이 달러를 팔고 홍콩달러를 사들이면서 은행간 금리도
전날보다 0.875%포인트 오른 11.125%로 치솟았다.

홍콩금융계에 따르면 당국은 이날 환율방어를 위해 외환보유고(9백60억달러)
중 적어도 수십억달러 긴급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 인민은행도 미달러를 대량으로 매각하면서 홍콩 달러 방어전에
뛰어들었다.

미국계 투자은행들이 매각한 것으로 알려진 39억 미달러 어치의 홍콩달러는
하루평균 50억달러 정도인 홍콩 외환시장 규모로 볼때 엄청나게 큰 규모이다.

시장관계자들은 미국 투기자본의 홍콩달러에 대한 공격은 중국 양쯔강
홍수등으로 위안(원)화의 평가절하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데 따른
것이라고 말하고 최근 2,3일 동안 소액의 투기적 공격이 있고 난 다음 이날
처음으로 대규모의 공격전이 감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투기자본의 공격이 개시된 이날 홍콩증시에서는 항셍(항생)지수가
2백12포인트(2.84%) 이상 빠지면서 3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폭락세를
기록했다.

또 아시아증시들도 이날 필리핀이 2.88% 떨어지는 등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국제투기자본의 이번 홍콩달러 공격은 힘겹게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던
홍콩 경제에 일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작년 7월 태국바트화가 투기세력의 공략에 못이기고 무너짐으로써
아시아외환위기가 발생한 점을 미뤄 볼때 외국자본의 홍콩달러화 공세가
자칫 아시아에 제2의 외환위기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높이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투기자본들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기자본들은 지난해 10월에도 홍콩달러를 집중 공격했고 결국 한국까지
외환위기로 몰아갔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