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의장에게 "장관예우"를-.

미 상원 금융위원회는 30일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의장의 연봉을
장관급인 "레벨1"로 올려주기로 결정했다.

인상폭은 11%. 이에따라 현재 12만6천7백달러인 그린스펀 의장의 연봉은
15만1천8백달러(약 1억8천7백만원)로 높아진다.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과 동등한 액수다.

로렌스 서머스 재무부 부장관이나 재닛 엘렌 대통령경제고문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상원금융위원회는 FRB이사들의 연봉도 8.6%씩 올려주었다.

FRB는 그동안 대우가 위상에 못미친다는 불만을 토로해왔다.

미국의 경제대통령으로 일컬어지는 FRB의장이 장관보다 적은 봉급을
받는것은 "자존심 문제"라며 급여인상을 요구해왔다.

89년엔 FRB이사중 한명이 형편없는 대우를 문제삼아 이사직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최근 그린스펀 의장은 "개인적으론 연봉인상에는 관심이 없다"면서도
"FRB동료들은 적절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언급, 간접적으로 자신의
급여수준에 불만을 터뜨리곤 했다.

얼마전 폴 볼커 전 FRB의장이 고위 공직자의 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그린스펀 의장의 급여인상을 주도한 필 그램 공화당 상원의원은 "FRB가
봉급인상을 정식으로 요구하진 않았지만 반대하지도 않았다"고 말해 FRB가
모종의 청을 넣었으리라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FRB는 독립기구이지만 의장을 비롯한 이사들의 대우는 의회가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