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가 미국의 "신경제"를 닮아가고 있다.

90년대 들어 8년째 계속되고 있는 "저인플레와 저실업률 속의 장기 호황"
이라는 미국 신경제의 특징이 유럽경제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유럽지역 거시경제지표들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선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유럽연합(EU)15개국의 GDP는 지난 96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JP모건사는 "앞으로 3-5년 동안 3%대의 성장율을 무난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90년 이후 최고 수준이며 경제 상황이 가장 악화됐던
지난 92년(1.0%)과 93년(0.5%)에 비해 3-6배나 빠른 성장세다.

물가가 안정된 것도 미국과 닮은 꼴이다.

EU 15개 회원국들은 내년의 금리와 물가상승율을 각각 1.5%대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회원국들은 강력한 통화억제정책으로 인플레 불안요소들을
최소화하기로 약속했다.

미국의 경우 인플레를 94년 이후 1.6-3.3%대로 붙잡아 매두고 있다.

여기에다 그동안 유럽의 골치거리였던 극심한 실업률도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식시장 활황세와 벤처캐피탈의 지원으로 첨단 중소기업 창업이 붐을
이뤄 새 일자리가 대거 창출되고 있어서다.

이와함께 유럽단일통화 시장을 겨냥한 대기업들의 투자붐도 고용증대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JP모건은 유럽기업들의 시설투자가 올해와 내년 각각 7%와 10%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통신시장의 전면적인 개방으로 신규투자및 고용이 눈에 띄게 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핀란드의 통신 단말기 업체인 에릭테크사는 지난 91년 이후 신규
채용인원을 6배나 늘렸다.

물론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전문가들도 없지 않다.

우선 러시아 경제불안이 유럽경제의 장기호황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경제위기는 동유럽을 거쳐 바로 유럽경제에 직격탄이 돼
호황기대를 무참히 밟을 수 있다는 것.

특히 러시아는 유럽지역국가 수출물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와함께 아시아 위기의 영향이 유럽의 "신경제"기대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낙관론자들은 이같은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문제의 경우 이미 G7(선진7개국)간에 "러시아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협력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져 조만간 해소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또 아시아 위기의 영향도 생각처럼 크지 않다는게 이들의 분석이다.

유럽 경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수출보다는 내수를 성장기반으로 삼고
있다"는게 그 근거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