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및 주가 폭락으로 일본내 자금이 대거 이탈해 미국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안전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보장되는 미국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집중돼 채권값이 연일 급등세를 타고 있다.

채권 수요증가로 수익률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데도 일본돈의
미국행은 멈추지 않고 있다.

16일 대장성에 따르면 지난 4월중 일본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투자자금은
3조7천3백78억엔에 달했다.

이는 지난 87년6월의 3조2천78억엔에 비해 16.5%(5천3백억엔)가 많은
것으로 사상최대규모 이다.

5월에도 약 9천억엔의 자금이 일본을 탈출한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집계하고 있다.

일본내 투자자금의 해외유출사태는 일본의 초저금리와 주가 폭락으로
은행 생명보험등 기관투자가들이 수익성이 높은 외채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같이 일본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대부분 미국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일본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미국으로 1조9천4백억엔이 들어가 가장 많이
유입됐다.

다음으로 독일(5천4백억엔), 영국(4천3백억엔)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미국채권시장의 활황을 반영, 4월 한달동안 일본자금의 미국 공사채
순매수액은 2조8천억엔으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재무부국채(30년만기)는 지난 15일 하룻동안에만 20억달러가
일본자금에 팔렸다.

채권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미국채권 수익률은 크게 내려앉아
15일 현재 사상 최저치인 연5.579%를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엔약세 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일본내
자금의 해외유출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투자자문회사인 페더레이티트 인베스터의 윌리엄 더슨씨는 "세계
곳곳의 경제가 위험해 지면서 달러화가 국제적인 "안전지대(safe haven)"로
인식돼 세계 모든 자금이 미국으로 흘러들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재무부채권(TB) 수익률은 연말께 연5%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