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취임한 이마이 다카시 신임 일본 게이단렌 회장(신일본제철회장.68)이
장기불황과 접대독직파문등으로 흔들리고 있는 일본재계의 위상을 회복시킬수
있을까.

"재계총리"로 통하는 게이단렌회장에 쇼와(26년이후)생으로는 처음으로
취임한 이마이회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위기야 말로 찬스"라고 선언하면서 "일본경제
재생을 위한 세제개혁 규제완화등 구조문제해결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게이단렌을 통한 돈이 가장 깨끗하다"며 93년부터 중단해온
정당에 대한 기업헌금알선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마이회장의 짐은 그가 말하는 것처럼 가볍지않을 것이라는 게
재계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게이단렌이 옛날과 달라졌다는게 가장 큰 이유다.

"일본최강기업들의 집합체"라는 조직의 원리가 사실상 허물어졌다는
것이다.

신일철을 비롯 "게이단렌 종목"으로 불리는 중후장대형산업을 축으로한
회장단회사들은 하나같이 경영이 어려워 감량경영에 나서고있다.

게이단렌의 부회장을 10명으로 2명을 줄인 것도 그래서다.

은행경영자는 아예 빠져버렸다.

결국 게이단렌이 회장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체제로 바뀌게 될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세계적 기업인 도요타자동차를 내세워 재계를 이끌어온 전임 도요다
쇼이치로 회장때와는 판이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할때 이마이회장 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일부에서는 분석한다.

이마이 신임회장은 경기분석에서 부터 복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지식을 갖춘 일본산업계 최고의 이론가다.

재계의 대표적인 논객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경영자로서의 능력도 갖추고 있다.

93년 신일철 사장취임후 인원합리화를 중심으로 리스트럭처링을 단행,
버블붕괴로 인한 불황에서 기업을 기사회생시켰다.

이마이회장이 신일철재건의 신화를 또한번 창출, 게이단렌의 위상을
되살릴수 있을지 주목된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