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기적인 엔달러환율 안정책이 과연 나올까.

또 일본은 보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인가.

환란에 빠져있는 한국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국가들은 물론 세계각국이
15일의 선진7개국(G7)회의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마디로 이날은 세계금융시장의 안정여부가 결정되는 날이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
은 이날 워싱턴에서 3개월여만에 다시 만나 엔달러환율을 중심으로한
국제금융시장 안정책을 집중 논의한다.

관심의 초점은 달러고(엔저)추세를 달러저(엔고)기조로 바꿀 만한 획기적인
조치가 취해질 것이냐는 것.

이번에도 과거 G7 회의때처럼 국제환율안정을 위해 공동노력한다는 정도의
추상적인 합의로 끝날 경우에는 상황은 자못 심각해질 수 있다.

일본은행의 시장개입과 G7회의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잠시 주춤해진
달러강세가 다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엔환율이 달러당 1백35엔을 재차 넘어선후 모두가 우려해온 1백40엔대까지
올라갈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최근의 달러약세덕에 안정기미를 보이고 있는 한국 원화환율을
비롯, 인도네시아 루피아, 태국 바트환율 등이 폭등하면서 동아시아는 제2의
외환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들 나라의 주가역시 폭락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G7이 예년과 달리 구체적이고 확실한 환율안정책을 내놓다면
국제금융시장은 급속히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엔화 회복을 위해 일본이 금리를 올리겠다"든가 "엔환율이 달러당 1백30엔
을 넘으면 G7이 시장에 공동개입하겠다"든가 하는게 최선의 환율안정대책
이다.

일본이 보다 강력한 경기대책을 내놓아도 엔화는 회복될 수 있다.

지난주 발표한 6조엔의 한시적인 감세조치를 항구적인 감세로 전환한다든가
재정지출규모를 더 늘리는 것등이 그같은 경기대책이다.

이와관련, 다른 G7국가들은 일본에 추가경기대책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처럼 구체적이고 확실한 조치가 나오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고달러를 시정해야 한다는 대명제에는 모두가 공감하면서도 이를위한 방법
에서는 각국의 견해가 일치되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G7회담이 그러했다.

따라서 "과도한 달러강세는 세계경제에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제환율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식의 극히 추상적인 선에서 합의가 이루어질 공산이
매우 크다.

이렇게 되면 회담결과에 잔뜩 기대를 걸었던 외환거래업자들의 실망이
시장환율로 표출되면서 달러는 가파른 오름세를 타게 될 것이다.

이같은 전망으로 14일 도쿄시장에서 엔화는 다시 달러당 1백30엔선으로
떨어졌다.

일본은행이 G7회담전까지는 시장에 다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엔하락에 한몫 했다.

엔약세로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도 전일보다 40.26엔 하락,
1만6천2백77.32엔에 머물렀다.

한편 16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G22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회담에서는
아시아 위기와 같은 환란이 닥쳤을때 민간 채권자도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G22는 이 성명서에서 "정부와 국제기관등 공적기관만으로는 외환위기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선진국 민간은행 등 채권자에게도 손실분담을
요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 이정훈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