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룽지(주용기) 중국총리가 위앤(원)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함으로써 아시아금융시장을 짓누르던 불안요인중 하나가 사라졌다.

금융위기에서 허우적거리는 아시아금융시장에는 가뭄끝의 단비라 할 수
있다.

만일 위앤화마저 평가절하될 경우 그 파장은 불을 보듯 훤하다.

아시아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금융시장 전체가 소용돌이에 휩싸일수 밖에
없다.

물론 심임 중국총리의 한마디로 위앤화의 평가절하 우려가 완전히 가셨다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당분간"이라고 해석하는 게 옳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위앤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고 거듭 확인하는 것은 곧 평가절하요인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중국은 아시아금융위기 이후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의 통화가치가 절반이상
떨어지자 매우 초조해 하고 있다.

이들 3국은 세계수출시장에서 중국의 직접적인 경쟁국들이다.

때문에 중국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이 우려가 현실화되는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올 1-2월중 중국의 수출증가폭이 둔화된 것.

이 기간중 수출은 2백48억달러로 15.7% 늘어났지만 작년의 평균 증가율보다
4.3%포인트 낮았다.

전문가들은 수출증가폭이 계속 둔화될 경우 중국이 언제라도 위앤화평가절하
불가방침을 재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 총리의 평가절하불가 발언이 중국의 확고한 의지라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평가절하를 감행할 경우 수출확대라는 득도 있지만 대외신뢰도 저하와
인플레 고조라는 손실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위앤화가치를 낮추면 중국경제권인 홍콩달러가 급락, 홍콩에 있는
외국자본이 빠져 나갈 가능성이 높다.

홍콩달러는 또 국제핫머니의 투기대상이 돼 급격한 환율불안에 휩싸일수
있다.

중국은 일단 이같은 득실을 면밀하게 저울질한 끝에 이날 평가절하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한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앞으로 당분간은 위앤화평가절하 문제가 아시아금융시장에서
거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의 3-4월 수출이 집계되는 오는 5월께는 이 문제가 다시 아시아
금융시장의 핫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정훈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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