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대통령이 10일 임기 5년의 차기대통령에 선출돼 7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세계은행(IBRD)와 아시아개발은행
(ADB)이 인도네시아에 대한 구제금융지급을 연기, 수하르토 대통령은 앞으로
경제위기와 대외관계를 풀어나가기가 순탄치 않게 됐다.

대통령 선출기관인 국민협의회는 이날 "98년부터 5년동안 조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은 하지 무하마드 수하르토"라고 선언, 단독출마한 수하르토 대통령을
만장일치로 무투표 당선시켰다.

이에앞서 국민협의회는 대통령지명을 하면서 "경제를 되살려야 하는 상황
에서 대통령이 적절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있게 해야 한다"며
비상대권을 부여했다.

수하르토 대통령이 7선에 성공하면서 국제적 관심은 향후 국정운영의
방향에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하르토 대통령이 시급한 현안인 물가앙등을 잡기 위해 논란이
되고 있는 통화위원회 제도를 재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 이반된 민심을 끌어모으려고
시도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국제금융기관들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구제금융 지급을 연기
한다고 잇따라 밝혀 수하르토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새임기 초기부터 큰
곤란에 봉착했다.

세계은행의 맬로흐 브라운 부총재는 "세계은행 차관은 IMF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실행되는 것에 연계돼 있다"며 "인도네시아에 제공하려던
10억달러의 구제금융지급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세계은행이 올해 인도네시아에 지급키로 했던 20억달러중 1차분
이다.

브라운 부총재는 이어 "인도네시아의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성격으로 발전했다"며 수하르토의 정치행태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했다.

ADB도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IMF가 인도네시아에 제공키로 했던 2차
구제금융을 연기했기 때문에 ADB도 같은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며
15억달러의 구제금융연기를 발표했다.

ADB의 자금은 특히 인도네시아와 IMF가 합의한 금융개혁을 지원하는 목적
으로 계획됐었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국제기관들의 구제금융지급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일본
등 주요선진국들도 개별적으로 약속했던 지원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금융시장은 통화가치가 급등락하는 불안한
장세를 보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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