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겪고 있는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를 돕기 위해 세계이슬람
은행협회가 지원을 준비중이다.

이는 인도네시아 경제개혁에 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권이 강하게
비판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4일 인도네시아 최대경제신문인 비스니스인도네시아는 "세계이슬람은행협회
대표단이 다음달초 자카르타에 도착, 인도네시아의 정부관계자 및 각계인사와
만나 구체적인 지원사항을 논의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세계이슬람은행협회는 주요 이슬람국가에 속한 40여개 은행들이 가입돼
있는 은행연합회다.

이 신문은 특히 이 협회가 루피아화가치의 급락으로 인해 무역금융에서
애로를 느끼고 있는 인도네시아기업들을 위해 지급보증을 서 주는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의 두바이이슬람은행은 1개 인도네시아기업당
5백만달러의 신용지급한도를 설정하는 등 이미 지원을 시작한 이슬람권은행
들도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분석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이 현실화될 경우 국제금융권의 반발을
사고 있는 수하르토 대통령이 이슬람권의 지원에 의지하게 돼 동남아금융
위기가 서방과 이슬람간의 종교적 갈등으로 진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동남아금융위기초기부터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권에는 "금융위기가 이슬람국가를 괴롭히기 위한 서방투기꾼들의 농간"
이라고 보는 시각이 팽배해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