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외채협상타결은 "아시아금융위기가 끝나는 시작"을 알리는 좋은
징조로 이지역에 대한 국제투자자들의 신뢰도를 회복시키는 전기가 됐다고
국제경제인사들이 일제히 지적했다.

3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참석자들은 한국등
아시아경제위기를 의제로 채택한 가운데 한국의 외채협상타결이 아시아금융
위기를 정상화시키는 주요 계기가 됐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홍콩상하이은행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G 엘돈회장은 "한국소식은
아시아에 대한 국제금융가의 신뢰를 높이고 투자를 재개시킬 것"이라며
"홍콩달러에 대한 투기꾼들의 공격시도도 한층 누그러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헬뮤트 콜 독일총리도 "동아시아국가들은 여전히 강한 경제펀더멘털
(기초체력)을 가지고 있다"며 "머지않은 기간안에 이 지역은 세계경제성장의
엔진역할을 되찾게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루디 돈부시 미MIT대학교수등 포럼참석가들은 아시아금융위기와
관련, 일본의 정책오류가 앞으로 아시아경제부활에 가장 큰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돈부시 교수는 "일본이 세계에서 경제를 잘못 운용하는 나라"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하면서 "일본이 더 이상의 정책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면
아시아의 위기는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수석연구원(아시아담당)인 케네스 커티스 박사는 아시아
위기를 "2단계로 접어들기에 앞서 다소 조용한 국면"이라고 진단한 후
2차위기를 예방하기 위한 처방으로 <>일본의 내수진작과 규제완화 <>미국의
IMF추가출자와 금리 소폭인하<>중국의 2.5-3%포인트 금리인하 등을 제시했다.

한국을 비롯 세계각국의 정치경제계 인사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2월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회의에서는 "21세기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주제로 <>아시아 경제위기<>유럽단일통화 출범이 세계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등이 중점 논의될 예정이다.

<임혁.박재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