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양준용 특파원 ]

한국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대규모 국제은행들은 아마도 내달중
금융계획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며 이같은 합의가 이루어지면 위험한 고비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미 스탠퍼드대학 부설 아시아 태평양 연구소 소장인
헨리 로웬교수가 12일 전망했다.

로웬교수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영사관에 보내온 서한에서 장기
투자를 위해 너무 많은 단기외채를 들여온 것이 한국의 외환위기를 초래
했으나 여러가지 좋은 조건으로 인해 한국경제는 조속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며 그 기간은 1~2년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의 경제가 <>투자율과 맞먹는 35%의 높은 저축률 <>재정흑자
<>저인플레 <>높은 수출신장률 <>대기업의 기존 해외투자 <>교육수준이 높은
노동력 등 많은 호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총외채 1천5백억달러도 국내총생산
(GDP)의 40% 정도로 그다지 무거운 부담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로웬교수는 한국정부가 조기협상 타결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IMF및 국제은행들과 합의한 강력한 조치들을 조속히 시행할 경우 원화상승과
주식시장활황, 단기금리 하락, 외국투자자 유치 등 유익한 결과를 빚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많은 국책사업의 취소및 연기로 생산이 감소돼
생산성장률이 낮아져 앞으로 1~2분기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경제에 도사리고 있는 두가지 위험은 금융구조개편의 지연과
IMF의 지나친 압박이라고 지적하고 금융구조조정에 고금리까지 겹치면 생산
투자 고용 하락이 필요 이상 지속될 것이므로 한국정부가 협상 목표를
이행하면 IMF는 금리및 금융정책에 대한 조건을 신속히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웬교수는 이번 위기를 통해 민족자립과 세계속의 성공이라는 한국의
두가지 전통적 가치관이 시련을 겪게 됐다고 지적, 전자를 위해 외국인의
경제개입이 제한돼 왔지만 후자가 성공하려면 외국인의 대규모 개입이
뒤따르게 된다면서 그러나 한국인의 성취욕이 결국은 국수주의를 누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