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뉴욕=김경식.이학영 특파원 ]

미국.일본.유럽의 주요은행들이 한국민간은행들의 단기대외채무에 대해
"중남미식해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남미식해결"이란 과거 중남미국가들의 외환위기때 민간은행들의 단기
채무를 장기상환의 정부발행채권이나 정부보증차입증서로 전환시키는 방식을
말한다.

국제금융소식통에 따르면 구랍 31일 뉴욕에서 열린 채권은행단회의
(현지시간 29일)에서 미국의 유력투자은행인 JP모건이 한국은행들의 단기
채무를 최장 10년만기의 정부채권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같은 해결이 가능해지면 한국은 단기외채상환압박에 따른 유동성부족을
해결할 수 있으며 채권은행들도 한국정부보증채권의 매각이 가능해져 손실
상각 등이 용이해지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한국정부의 채무부담이 늘어나 국가신용도에는 악영향을
줄 수도 있게 된다.

"중남미식해결"과 관련, 도쿄미쓰비시 산와 등 일본은행단은 30일 회의를
갖고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갔으며 특히 상환기한이 임박한 채무에 대한
연기와 함께 "1월이후 중장기자금에 대해서도 어떤 형태로든 만기연장이
불가피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본계은행들은 오는 3월말로 끝나는 97회계연도중 국제결제은행
(BIS)이 요구하는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한국에
대한 대출금중 상당액을 회수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연장해줄 때는 한국
정부의 지급보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제채권은행들은 "한국의 대외채무에 대한 실태파악이나 정보공개가
아직도 불충분하다"며 이에대한 한국정부의 투명한 정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