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일본 나가노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은 기업들의 하이테크
경연장이 될 전망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기업들이 자사 브랜드나
상품을 알릴 수 있는 둘도 없는 호기.

따라서 스폰서 자격을 따거나 첨단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기위해
총력을 경주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번 나가노 올림픽에 선보일 하이테크로는 우선 세이코의 비거리측정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시속 약 1백km로 날아오르는 스키 점프 선수를 1백분의 1초
단위로 모니터상의 영상으로 잡아 착지점을 정확하게 측정해낸다.

비거리 공식기록은 50cm 단위로 결정되는데 비해 이 시스템은 착지순간을
27cm 간격으로 판정한다.

판정시비가 날래야 날 수가 없다.

CCD(전하결합소자)를 탑재한 비디오카메라가 인간의 눈을 대신해 비거리를
잡아낸다.

지난 64년 도쿄 올림픽 공식시계였던 세이코는 이번 오륜에서 약 2만군데에
시계를 전시, 브랜드를 홍보할 예정이다.

IBM은 대회운영 전반에 걸친 정보제공 시스템을 선보인다.

지난 애틀랜타 올림픽 때 경기결과를 즉석에서 검색가능한 컴퓨터시스템을
공급했지만 문제가 속출, 망신을 당했던 IBM으로선 이번 나고야가 설욕전.

IBM이 이번에 내놓는 시스템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해 올림픽 소식과
각종 경기결과, 사진 등을 리얼타임으로 알아볼 수 있게 해준다.

이를위해 IBM은 각종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할 경우 이를 자동으로 인터넷
홈페이지용 언어로 바꿔주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이밖에 이번 올림픽에선 첨단 지문조회 시스템도 등장한다.

소니등 일본 대형전자업체들이 준비중인 이 시스템은 손을 집어넣으면
미리 컴퓨터에 등록돼 있는 데이터베이스 중에 일치하는 지문이 있는가를
2초내에 알 수 있다.

만약 등록된 지문이 아니라면 출입이 통제됨은 물론이다.

ID카드를 병행사용할 필요가 없어 보안절차가 훨씬 간편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 강현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