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들과 한국은 외환위기로 급격히 증가한
수입가격 상승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상호간의 교역 대금을 해외통화가
아닌 자국 통화로 결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총리가 16일 밝혔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날 콸라룸푸르에서 고건국무총리와 가진 한.아세안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양측이 상호 교역을 증대시키고 상호 보완적
경제협력관계를 더욱 증진시키기로 합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어 미달러화에 대한 한국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언급, "우리는 해외통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아세안 회원국들간에
체결된 무역협정을 한국에도 확대 적용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건 국무총리가 이같은 구상을 검토하기 위한 전문가 위원회 설치를
제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 이날 정상회담이 끝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지난 90년에
발족한 한.아세안협력기금을 계속 제공하고 청소년.언론및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민간교류를 촉진시키는 미래지향적 사업을 시행키로 합의
했다고 발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7일자).